Arthur Schopenhauer92 32. 반대만 하는 사람이 되지 마라 사사건건 반대하는 사람은 어리석고 귀찮은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어떤 일에 대해서나 반대할 근거를 찾아내는 것은 영리한 사람만이 지닌 재능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고집 센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반대만 고집하는 사람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험악한 논쟁장소로 바꿔버린다. 그렇게 되면 직접 사귀어본 적 없는 사람들까지도 그에게 거리를 두고, 친한 친구나 지인을 적으로 만들어 버리기 쉽다. 유쾌하게 환담을 나누고 있는데 굳이 반대해 언쟁을 유도하는 일만큼 사람의 감정을 망치는 것도 없다. 반대만 일삼는 사람은 이따금 생의 즐거운 순간들을 망쳐 버린다. 이러한 사람을 대하면 불쾌하고 증오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아무도 못 말리는 아둔한 사람일 뿐이다. 2023. 12. 1. 31. 상대의 단점에 익숙해져라 용모가 추한 사람도 자주 보면 익숙해지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에게 의지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자신의 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만 교제하는 것이 좋다. 함께 사는 게 정말 지옥으로 여겨질 만큼 불쾌한 사람과 생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람에게 익숙해지기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추한 용모에 익숙해지듯 언젠가는 익숙해진다. 일단 익숙해지면 그들이 어떤 심한 짓을 해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처음 만났을 때는 당혹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불쾌감은 조금씩 사라지는 법이다. 조심스레 그와 지내다 보면 불쾌한 일이 벌어질 것을 예감할 수도 있다. 또 실제로 그러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2023. 12. 1. 30.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을 경계하라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은 남을 속이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법이다. 묘약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을 마법에 홀리게 만들어버린다. 모자를 쓰고 우아하게 고개를 살짝 움직여 인사만 해도 어리석은 사람은 금방 매료당한다. 그들의 예의 바른 태도에 허영심이 자극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무조건 상냥하게 대한다. 비록 빚을 졌더라도 교묘하게 구슬려 어느덧 빚을 갚지도 않고 흐지부지 넘어간다. 어떤 일이든 쉽게 약속하지만 끝까지 실행하는 경우는 없다. 그들의 약속은 어리석은 사람의 눈을 속이는 미끼에 지나지 않는다. 진실한 예의는 경의의 표현이지만 거짓된 예의는 인간을 속이기 위한 책략일 뿐이다. 지나친 친절 속에는 존경심이 아닌 무언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 그것은 상대의 인격이 아닌 재산에.. 2023. 12. 1. 29. 자신만의 의견을 가져라 사람들은 늘 마지막에 들은 것만 옳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흥분하면 극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그들과는 결코 오래 교제할 수 없다.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해도 그들은 곧 당신을 떠나고 말 것이다. 그들의 감정과 욕구는 왁스와 같아서 맨 마지막에 온 사람이 그 위에 직인을 찍으면 이전의 직인은 지워지고 만다. 그들은 신뢰할 수도, 함께 동맹을 맺을 수도 없다. 누구나 그들에게 다가가 마음대로 그들의 색깔을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생 어린아이와 같다. 자신만의 의견이 없으니 늘 비판과 사랑, 의지, 소망 사이를 헤맨다. 2023. 11. 30. 28.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칭찬하는 것은 자신의 평판을 떨어뜨린다 무턱대고 남을 칭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그것은 진실을 배반하는 행위이며, 사람들로부터 판단력을 의심받게 된다. 과장된 칭찬은 칭찬의 가치를 떨어드리며, 칭찬한 사람의 식견이 부족함을 드러낸다. 칭찬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뭔가 기대하도록 부추긴다. 하지만 이런 일은 나중에 가서 흔히 심하게 부풀려진 것이었음을 알게 되고, 동시에 자신의 기대가 배신당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칭찬받은 사람이나 칭찬한 사람을 무참히 비난하게 된다. 진정 뛰어난 사람은 거의 드물므로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과장된 칭찬 역시 거짓말의 한 종류다. 그러므로 지나친 칭찬을 하는 사람은 식견이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같고 심한 경우 지능지수까지 의심받게 된다. 2023. 11. 30. 27.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 아무리 뛰어난 것에도 결함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저것 너무 많이 하다 보면 잘못 쓰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잘하려는 노력은 결국 모든 이들을 견디지 못하게 한다. 아무 쓸모도 없는 것 또한 큰 불행이지만, 모든 일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면 그보다 더 큰 불행을 맞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한 결과 많은 것을 잃게 되고, 처음에 그를 원했던 모든 이들을 등지게 되므로 그들의 미움을 받게 된다. 팔방미인은 모든 능력을 소진하여 끝내 존중은커녕 천한 사람이라는 멸시를 받게 된다. 그러한 극단을 피하는 유일한 방책은 영광을 누릴 때 절제할 줄 아는 태도이다. 완전함에도 지나침이 있으니 그것을 표현할 때는 부디 중도를 지켜라. 자기표현을 아낀다면 더 높은 평판이 당신 앞에 놓이리라. 2023. 11. 30. 26. 소박함과 단순함으로 자신을 감싸라 어떤 때는 어리석은 듯 꾸며야 할 때가 있다. 현명한 사람도 가금 이 방법을 쓴다. 어리석은 체하면 사람들의 질투를 누르고 호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리석지 않더라도 어리석은 체하면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보이는 사람이 뜻밖에 가장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우둔한 사람들 앞에서 현명한 체하는 것이나 현명한 사람들 앞에서 우둔한 체하는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가 누구든 적당한 말로이야기하라. 어리석은 체하는 사람이 우둔한 게 아니고, 어리석어 고통받는 자가 참으로 우둔한 것이다. 단순히 어리석은 체하지 않고 교묘하게 어리석음을 가장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의 영리함 때문에 어리석음이 지나치게 과장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호의를 얻는 가장 좋은 방.. 2023. 11. 30. 25. 소문을 퍼뜨리지 마라 소문쟁이가 되지 마라. 저명한 사람을 공격하는 일로 유명해지지 마라. 지저분한 소문은 위트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소문을 전해 들으면 상대는 즐거워하기는커녕 오히려 혐오의 눈길로 바라볼 것이다. 험담을 들은 사람은 복수하기 위해 당신 이야기를 하고 다니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끝내 당신의 무력한 패배로 끝난다. 남들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습성도, 남들의 실패에 대해 이런저런 비평을 하는 것도 그만두어라. 남의 소문을 퍼드리는 사람은 반드시 남들의 혐오를 받게 된다. 유명한 사람이 그런 사람과 친한 사이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 경우는 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여겨 관심을 보이는 것뿐이다. 분별력을 갖춘 인간이 존경심을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남을 헐뜯는 사람은 반드시 그보다 더 심한 험담을 듣게 된다. 2023. 11. 30. 24. 남들 생각을 아는 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생각해 보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기쁘게 해주지 못하고 늘 곤혹이 따른다. 같은 것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아첨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모욕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취향의 차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취향을 알지 못하고 계속 교제하면 상대를 지루하게 만든다. 때로는 어떤 사람을 기쁘게 해주려고 든 비용보다 그를 불쾌하게 했기 때문에 생긴 손해가 더 크다. 남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기를 게을리하면 당신은 기대했던 감사도 선물도 모두 잃어버릴 것이다. 남들의 생각을 하는 것은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다. 이를 알지 못하면 상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질책을 칭찬으로 잘못 알아듣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사람도 있다. 또.. 2023. 11. 30. 23. 자기 이야기에 도취되지 마라 자기 이야기에 감동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혼자 열에 들떠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기도취는 경멸을 불러올 뿐이다. 스스로를 치켜세우면 그 자만이 쌓이고 쌓여 언젠가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또한 자기 이야기에 스스로 도취되면 일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다. 혼잣말하는 사람은 멍청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혼잣말하며 그 말에 자신이 감탄하는 사람은 천하의 바보이다. 대화할 때 ‘그렇지 않나요?’ 또는 ‘그렇지요?’하면서 습관적으로 상대의 동의를 구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판단에 자신이 없어 상대의 동의와 칭찬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허영심이 강한 사람도 마치 메아리와 이야기하듯 상대의 확실한 동의를 원한다. 이러한 사람이 잠시라도 자신감을 잃은 것같이 보일 때 맞장구를 쳐주는 일은 일시적인 구조에 지나지 않.. 2023. 11. 30. 22. 사물을 똑바로 보라 주위를 둘러본다고 제대로 다 보는 것은 아니다. 눈앞에 일어난 일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는 후회밖에 남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더 이상 볼 것이 없게 되어서야 비로소 보기 시작하여, 자신뿐 아니라 가정도 망쳐버린다. 의지 없는 사람에게 이해를 심어주기는 힘들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의지를 심어주기는 더욱 어렵다. 제대로 보려 하지 않고 제대로 볼 줄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놀림과 비웃음의 대상이 될 따름이다. 그들이 제대로 못 보는 것은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을 어둠 속에 둔 채 이용하려는 무리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것이야말로 더 불행한 사람들이 아닌가. 2023. 11. 30. 21. 명성으로 자신을 지켜라 명성을 얻기는 어렵다. 명성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이다. 범상함이 흔한 만큼 뛰어남은 드물다. 그러나 한 번 얻은 명성을 지키기는 어렵지 않다. 명성은 인간을 구속하지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명성은 그 근원과 영역이 고귀하여 숭배받을 정도에 이르면 우리에게 위엄을 준다. 그러나 현실에 바탕한 명성만이 영원불멸함을 기억하라. 2023. 11. 30. 이전 1 ··· 3 4 5 6 7 8 다음